부산MBC 특집다큐멘터리
[ 남극이 허락한 사람들 : 1부 이유 있는 방문 ]
방송 일시 : 2024년 5월 10일 밤 8시 40분

남극이 허락한 사람들 UHD 2부작 - 1부 이유 있는 방문

남극대륙의 북쪽, 킹조지섬 바톤반도에 한국 최초의 남극과학기지인 세종과학기지가 있다.
1988년 설립되어 이번 해에는 제37차 월동연구대가 활동중이다.
세종과학기지에서 도보로 2km를 가면 해안가 언덕에 펭귄들의 번식지가 있다.
2009년 우리 연구진들의 노력으로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펭귄마을이라 불린다.
펭귄마을은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번식지가 좌우로 나눠진다.

어디선가 펭귄들의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새끼 펭귄을 노리고 날아든 도둑갈매기와의 전쟁.
먹이가 풍부하지 않은 남극환경에서 남극도둑갈매기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새의 알이나 새끼를 훔쳐먹는다.
김정훈 박사를 책임연구원으로 하는 조류 연구팀은 매년 펭귄의 번식지를 찾아와
펭귄의 개체수엔 변화가 없는지, 성장 및 섭식 상태는 어떤지를 체크한다.
이 자료는 남극 생태계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세종과학기지 뒤편 언덕으로 높은 봉우리들이 있다.
우리 연구팀들이 이 봉우리들에 이름을 지어줬다.
백두봉, 신라봉, 백제봉, 고구려봉, 발해봉 등이 그 이름이다.
여기서 제일 높은 봉이 백두봉! 이곳으로 지의류를 연구하는 홍순규 박사가 이동 중이다.
지의류는 땅속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과 다르게 표층에 노출된 게 전부다.
그래서 자연환경 변화에 계속 방어를 하기 위해 2차 대사산물을 많이 만들어낸다.
기후변화를 확인하고 예측하는 단서가 된다.

세종과학기지를 중심으로 남서쪽으로는 펭귄마을과 포터소만, 남쪽으로는 백두봉, 동쪽으로는 마리안소만이 있다.

연구선박 세종1호가 해양연구를 하고 있는 양은진 박사팀과 마리안소만을 항해중이다.
해수 채취를 위해 지정된 지점으로 이동한다.
각 지점별로 표층부터 바닥까지의 물리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센서가 달린 측정기를 내렸다 올렸다를 반복하면서 계속해서 바닷물을 채취하고 있다.
마리안소만의 빙벽이 과거에 비해 많이 후퇴하고 있다.
녹아내린 빙하의 담수가 바다와 섞이면서 산소농도의 변화, 식물 플랑크톤의 변화가 발생한다.
식물 플랑크톤은 남극해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크릴의 주요 먹이원이다.
크릴은 펭귄 뿐만 아니라 남극해 주요 동물들의 먹이원이기도 하다.

극지연구소의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의 김현철 센터장에 의하면 마리안소만은 자료가 만들어진 1956년부터 지금까지 빙하의 절반이 후퇴했다고 한다. 포터소만의 경우도 1989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양의 빙하가 후퇴한 걸로 보고되고 있다.

세종 기지 앞 해안으로 도둑 갈매기 떼가 요란하다.
잘게 부서진 유빙 사이로 죽은 크릴의 사체가 가득하다.
때 아니게 남극도둑갈매기의 잔칫집이 된 것이다.
인근의 빙벽이 무너지면서 빙하의 부유물들이 바다에 녹아들었다.
플랑크톤을 먹어야 되는 크릴이 이 부유물들을 섭취하면서 굶어 죽은 결과라고 박사들은 이야기한다.

남극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그곳에서 우리 연구원들은 다른 여느 나라 못지 않게 활발히 연구하고 있고 그 성과 또한 괄목할 만하다. 그런데 근본적인 질문! 우리는 왜 그 머나먼 땅 극지를 연구해야 하는 걸까?

남극를 찾는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
공기는 뜨거워지면 위로 올라가고 대기의 압력에 의해 차가운 남극과 북극으로 내려오면서 순환한다. 지구의 공기는 극지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다. 물도 마찬가지다. 열대의 물이 수면 위로 해서 남으로 가고 남극의 물은 수심을 통해 열대로 간다. 결국 세계는 극지로 연결된다.

기후변화의 근원적인 장소, 극지의 변화는 우리가 사는 이 땅의 기후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그들은 남극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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